본문 바로가기
건강이최고

투석환자가 매달 확인하는 혈액검사 수치 5가지

by 리치쩐 님의 블로그 2026. 6. 3.

남편이 본격적으로 혈액투석을 받기 전, 우리 가족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아찔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당시 오랫동안 피워오던 담배를 큰맘 먹고 끊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였는데, 어느 날부터 남편이 손끝이 저리고 쥐가 난 것처럼 찌릿하다는 말을 자주 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담배를 끊으면서 겪는 흔한 금단현상 중 하나라고 가볍게 넘겼습니다. 주변에서도 금연을 하면 몸의 말초신경이 살아나면서 일시적으로 저릴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길래 큰 의심을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손 저림과 경련 같은 증상이 며칠 동안 계속됐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좋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점점 심해졌습니다.

결국 병원을 찾았는데 의료진은 바로 응급실 진료를 권했습니다.

검사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신장 기능은 정상의 10% 수준까지 떨어져 있었고 전해질 수치에도 심각한 이상이 있었습니다. 특히 칼슘 수치가 위험할 정도로 낮아져 있었고, 의사는 심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태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때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단순한 손 저림이라고 생각했던 증상이 사실은 몸이 보내고 있던 위험 신호였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 일을 겪은 후부터 남편은 혈액검사 결과가 나오는 날이면 가장 먼저 특정 수치들을 확인합니다. 지금은 저도 함께 결과를 보면서 어떤 의미인지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저희처럼 처음 결과지를 받고 막막해하실 환우 가족분들을 위해, 투석 환자가 목숨처럼 관리해야 하는 핵심 혈액검사 수치 5가지를 현실적인 팁과 함께 정리해 드립니다


1. 칼륨(K) – 가장 먼저 확인하는 수치

투석실에서 가장 자주 듣고, 환자들이 가장 먼저 확인하는 첫 번째 수치는 바로 칼륨(K)입니다. 칼륨은 근육과 신경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필수 전해질이지만, 신장이 걸러주지 못해 혈액 속에 과도하게 쌓이면 심장 근육을 마비시키는 무서운 존재로 돌변합니다. 심한 경우 부정맥을 거쳐 자는 도중 심정지라는 끔찍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 투석 환자들에게는 공포의 수치이기도 합니다. 다행히 남편은 현재 4점대 중반의 안정적인 수치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저희 집 식탁에서는 바나나, 토마토, 키위, 고구마 같은 칼륨 폭탄 과채류를 완전히 퇴출했습니다. 일반 채소를 먹을 때는 잘게 썰어 다량의 따뜻한 물에 최소 2시간 이상 담가두었다가 데쳐 먹는 번거로운 과정을 매일 반복하며 관리하고 있습니다.


2. 인(P) – 증상 없이 올라가는 무서운 수치

인은 칼륨과 달리 수치가 위험 수준으로 치솟아도 몸에 당장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영악합니다. 하지만 인이 혈액 속에 계속 쌓이면 뼈에서 칼슘을 갉아먹어 골다공증을 유발하고, 혈관을 돌처럼 딱딱하게 굳게 만드는 석회화 현상을 일으킵니다. 이를 막기 위해 남편은 소시지나 햄 같은 가공식품, 인산염 첨가물이 들어간 음식을 멀리하고 있습니다. 간혹 우유나 치즈 같은 유제품을 어쩔 수 없이 섭취하게 될 때는, 의사 선생님이 처방해 주신 '인결합제'라는 약을 식사 중간이나 직후에 타이밍을 맞춰 꼭 복용합니다. 이 약이 음식물 속의 인과 장에서 결합해 대변으로 빼내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약의 용량은 환자의 매달 검사 결과에 따라 정교하게 조절되어야 하므로 반드시 담당 전문의의 지시를 따라야 합니다


3. 칼슘(Ca) – 우리 가족이 가장 민감하게 보는 수치

우리 가족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수치는 칼슘입니다.

응급실에 갔을 당시 의사는 칼슘 수치가 위험할 정도로 낮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남편은 심한 근육 경련을 겪었고 자칫 심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상태였다고 했습니다.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비타민 D가 활성화되지 못해 장에서 칼슘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게 됩니다. 게다가 혈중에 인 수치가 높아지면 균형을 맞추기 위해 칼슘 수치가 강제로 떨어지는 상호 작용이 일어납니다. 남편이 겪었던 끔찍한 손발 저림과 근육 경련은 바로 이 칼슘이 바닥을 치면서 발생한 신호였습니다. 평소 아무런 자각 증상이 없더라도 혈액검사 표에 찍힌 칼슘 숫자는 몸 안의 뼈와 심장이 어떤 상태인지를 가감 없이 보여주는 거울이므로, 인 수치와 함께 세트로 묶어 반드시 앞자리 숫자를 체크해야 합니다.


4. 크레아티닌(Creatinine) – 신장 기능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

크레아티닌은 근육이 사용되고 남은 노폐물로, 오직 신장을 통해서만 걸러져 소변으로 나가는 성분입니다. 따라서 이 수치가 높다는 것은 신장 필터가 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처음 투석을 시작할 때 남편의 크레아티닌 수치가 일반인 정상 기준(1.2 이하)을 한참 초과해 두 자릿수에 육박하는 것을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이미 신장 기능이 상실되어 투석을 지탱하고 있는 환자의 경우, 일반인 기준의 정상 범위에 집착할 필요는 없습니다. 투석을 받기 직전과 직후의 노폐물 제거 효율을 확인하는 기준이 되므로, 담당 주치의가 설정해 준 환자 개인의 적정 목표치를 유지하고 있는지 귀 기울여 듣는 것이 지혜롭습니다.


5. 혈색소(Hb) – 피로감과 관련 있는 수치

빈혈과 직결되는 혈색소(Hb), 즉 헤모글로빈 수치입니다. 많은 분이 신장은 소변만 만드는 기관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신장은 골수에 피를 만들라고 명령하는 '조혈 호르몬'을 분비하는 중요한 역할도 담당합니다. 신장이 망가진 투석 환자들에게 만성 빈혈과 극심한 피로감이 훈장처럼 따라붙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남편 역시 투석 초기에는 병원 문만 나서면 땅이 꺼지듯 피곤해하고 입술이 하얗게 질려 하곤 했습니다. 다행히 매주 투석 시 진행되는 조혈제 주사 치료와 정기적인 철분 공급을 통해 혈색소 수치를 10~11 사이로 정교하게 맞추면서부터는 일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기력을 많이 회복했습니다.


투석실에서 만나는 소소한 행복

이렇게 온통 먹지 마라, 조심해라 하는 규칙과 무시무시한 숫자들로 가득 찬 투석 생활이지만, 남편은 요즘 병원 투석실에서 뜻밖의 소소한 낙을 찾아내어 저를 웃게 만듭니다. 4시간 동안의 힘든 투석 과정이 모두 끝나면, 간호사 선생님들이 환자의 귀가 전 최종 안전 확인을 위해 혈압과 혈당을 정밀하게 측정합니다. 투석 기계가 몸속의 수분과 노폐물을 급격히 짜내기 때문에, 간혹 집으로 가는 길에 저혈당이 와서 쓰러지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남편의 경우 혈당 수치가 100 아래로 떨어지는 날이 종종 있는데, 그럴 때면 담당 간호사 선생님들이 "환자분, 오늘 혈당 낮으니까 가시는 길에 쓰러지지 마시고 이거 한 잔 원샷하고 가세요"라며 종이컵에 달달한 믹스커피 한 잔을 타주십니다. 평소에는 당 관리와 전해질 관리 때문에 엄격하게 금지된 금단의 음료이지만, 이때만큼은 의료진의 공식적인 허락을 받은 '합법적인 달콤함'이기에 남편은 혈당계에 90 몇이라는 숫자가 뜨면 간호사 선생님과 아이처럼 "야호!"를 외치며 행복해합니다. 그 믹스커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투석의 고통을 참아내는 남편을 보며 참 짠하면서도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투석 환자 혈액검사 결과를 볼 때 꼭 기억할 점

처음에는 검사 결과지를 받으면 정상 범위만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투석 생활을 하면서 알게 된 것은 숫자 하나보다 변화 추이를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이번 달보다 칼륨이 올라갔는지, 인 수치가 높아졌는지, 칼슘이 떨어지지는 않았는지를 꾸준히 확인해야 합니다.

남편도 지금은 검사 결과를 파일로 보관하면서 매달 비교해 보고 있습니다.

제 경험상 가장 위험한 것은 "이번 한 번쯤은 괜찮겠지"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결국 기준은 인터넷 정보가 아니라 혈액검사 결과와 담당 의료진의 판단이어야 합니다.


함께 읽으면 도움이 되는 글


※ 본 글은 가족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개인에 따라 검사 결과와 관리 방법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확한 해석과 치료 방향은 반드시 담당 신장내과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블로그 이름